2009년 07월 근황

일기/근황 | 2009/07/05 22:56 | Posted by 아프락사스.
07월 01일(수)
07월 02일(목)
  • 국제상호문화철학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일한 두번째 날.
07월 03일(금)
  • 국제상호문화철학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일한 세번째 날.
  • 신촌에서 홍근, 동현이를 만났다.
07월 04일(토)
  • 국제상호문화철학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일한 마지막 날. - 후기
  • 경헌이가 맥주와 통닭으로 꼬시길래 H대 기숙사로 날아갔다.
07월 05일(일)
07월 06일(월)
07월 07일(화)
  • 어학원 개강 첫 날. (예정)
  • 학교 근처 술집에서 '친박자연대' 회동. (예정)
07월 08일(수)
07월 09일(목)
07월 10일(금)
07월 11일(토)
  • 아버지와 어머니를 뵈러 문산으로 가기로 했다. 1박 2일 일정. (예정)
07월 12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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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월 24일(금)
07월 25일(토)
  • 이호순 선생님과 그 일당들, 지리산으로 1박 2일 원정. (예정)
07월 26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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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일기/잡담 | 2009/07/05 12:39 | Posted by 아프락사스.

0.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던 국제 상호문화철학대회의 후기. 내 블로그에 요 며칠간 해당 학술대회 관련 검색어로 들어온 이들이 많았다는 걸 생각해보면 이 글도 분명히 여러 관계자(?)분들이 보실게 분명...하지만 불행히도 학술적 내용은 거의 없다. 뭔가 제대로 들은게 있어야 학술 운운할 터인데 내가 들은 세션이라고는 전체 강연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으니, 딴에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어쨌거나 본의 아니게 낚게 된 관계자 여러분들에게는 심심한 사과 말씀 먼저 드린다.

1.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4일 동안, 어학 공부의 필요성 하나는 정말 절실하게 깨달았다. 국제 학술 대회라기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진행이 영어 뿐만 아니라 독일어와 스페인어로도 진행이 되니 어떻게 들어볼 방도가 없었다. 공식 언어는 영어라지만 안에 들어가서 참관했던 다른 봉사자 말로는 독일어에 익숙한 몇몇 선생님의 경우, 영어로 말하는 도중에 독일어를 섞어 쓰기도 하셨다니 확실히 영어만 가지고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영어라도 잘 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지만.

4일 내내 빌빌거렸던 우리 학교 학생들과는 달리 - 이대 선생님들은 '홈그라운드가 아니라서 그렇다'며 웃어넘겨 주셨지만 - 이대 자원봉사자들은 영어 회화를 곧잘 하길래 놀라워했는데, 알고 보니 스크랜튼 대학 소속 학생들이었다. 그네들은 아예 강의를 영어로 진행한다니 회화를 잘 하는게 딴에는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20~22세에 불과한 어린 학생들이 그 정도 실력을 보인다는 건... 정말 공부 열심히 해야할 모양이다.

그리고 이대 김 모 선생님에게서 들은 이야기 한 토막. 본인이 독일에서 공부하던 시절 느낀 바에 따르면 동양철학에 대한 독일인들의 관심은 상당한 편이라고 한다. 요즘 유행처럼 번져나가는 영향도 있을 테고, 일본 불교가 나름 많이 전파된 영향도 있어서겠지만 스님 한 분 초청해서 강연을 열면 사람이 구름같이 몰려들 정도라 하니... 그에 반해 동양철학에 대해 가르칠 수 있는 '학자'는 무척 드문 터라 매우 초보적인 교재와 초보적인 강의 정도로 만족해야 하는 게 그곳의 실정이라던가. 요컨대 동양 쪽 철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능력만 된다면) 서양 국가들이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길 하나를 얻은 기분이지만, 그것도 내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거야 물론이다.

2.

학술 대회 기간에 만나리라 예상했던 사람들은 거의 다 뵙고 인사를 나누었다. 루시엔님, 최일범 선생님, 김상봉 선생님, 기슬이, 승안 형 등. (박상환 선생님이야 기본이니까 제외하고) 특히 루시엔님에게서는 이대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사흘 간 다른 이대 자원봉사자들에게 들은 것보다 하루 잠깐 뵌 루시엔님에게서 들은 게 더 많을 지경이었다. 캠퍼스가 워낙 넓어서 그나마도 다 듣지는 못했지만서도. 루시엔님 일정 때문에 더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게 아쉬웠지만 나중을 기약하기로 했다.

최일범 선생님은 2년 전에 뵈었을 때보다 살이 더 많이 붙으셨고, 더 늙어지셨다. 약간 씁쓸...

김상봉 선생님은 다행히 지난 학기의 청강생을 알아봐주셔서 다행이었지만, 그 다음에 서로 나눌 말이 없다는게 문제였다. 나도 그렇지만 김상봉 선생님도 그런 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은 영 부족한 편인지라 서로 두어마디 정도 주고 받고는 그걸로 끝이었다. 이번 방학 기간 동안 일이 워낙 많은 통에 달리 강의를 계획한 것은 없고, 다만 다음주 월요일에 청파교회에서 "나의 인생과 기독교"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만 전해 들었다. 갈 생각이다.

박상환 선생님과 그 일당(?)들에게는 '친박자연대'라는 새로운 명칭이 생겼다. 평소 박상환 선생님이 반쯤 농담 삼아 박자(朴子)라고 자칭하던 것에다 진보신당 당원인 수강생이 친박연대를 연결지어 만든 별명이란다. 제법 센스 넘치는 별명이라 잠깐 웃고 말았다.

3.

이대에서 사흘이나 있었으니 이대 이야기도 하는게 좋을 듯 하다.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놀랐던 건 그 울퉁불퉁한 지형이다. 사방이 언덕인지라, 가는게 힘든건 둘째치고 건물 찾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연세대는 평탄하길래 다른 신촌 지역 대학도 으레이 그러려니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두번째로 놀랐던 건 교내의 김활란 동상. 동행하던 분에게 "(저게 멀쩡한걸 보니) 이대생들은 기개가 없군요."하고는 웃어넘겼지만 창립자랍시고 친일파의 동상을 교내에 세워야 하는 이대 학생들 처지도 딱하긴 하다. 방금 검색해보니 고대에도 김성수 동상은 있는 모양이지만. 심산 김창숙 선생이 독립운동가라는게 새삼스럽다.

그 다음은 이대 교내의 복지 시설. 설마 아직까지 CRT모니터와 나무 책상을 쓰는 대학교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심지어 OHP까지 있는 걸 보고는 경악... 시설이 대학의 전부는 아니지만, 등록금도 높기로 유명한 학교에서 이 정도로 시설에 투자를 안하는데에는 혀를 차게 될 뿐이다. 계절마다 나무와 꽃을 갈아심을 돈으로 컴퓨터라도 교체하는게 좋을 듯 한데...

식사에 대해서는... 앞으로 이대 학생들 앞에서는 절대 우리 학교 학생 식당 욕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말만 해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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