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에 산 책을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기간으로만 따지면 거진 두 달이 걸린 셈이다. 책 한 권에 들이는 시간치고는 길다 싶지만, 출퇴근 시간에만 짬짬이 읽은데다 그나마도 한 달 정도는 아예 집지도 않았으니 이 정도면 간신히 게으른 수준은 벗었다 할 수 있을는지.
유가 부분이야 배운 가락이 있어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었지만 그 외 제자백가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최소한 한 번은 더 읽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노자와 장자 부분은 특히 더 세밀히 읽어야 할 것 같다.)
아래는 읽던 도중 따로 정리해 두었던 부분.
- 공자는 중국사상사에서 최초로 '자신의' 의견을 학문으로서 완성한 인물이다. 개인의 의견으로 어떤 사상 체계를 꾸리고 저서를 짓는다는 개념은 그전에는 없었던 것으로, 공자 때 처음 나타난 것이다. (풍우란은 이를 두어 공자가 '자학시대(子學時代)'를 일으켰다고 평했다)
- 유가와 묵가는 본디 '士'라는 한 집단에서 출발했다. 이중 유가는 유(儒)로 발전해 문(文)의 길을 열었고 묵가는 협(俠)으로 발전해 무(武)의 길을 열었다. 하기사, 난잡한 종교와 허례허식을 비판하며 주례로의 복귀를 주장한 공자와 평화를 위해 약자 옆에서 칼을 들었던 묵자는 일견 모순처럼 뵈는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닮은 구석이 있다.
- 양주 사상의 뿌리는 은자들에게서 비롯된다. 은자들은 난세를 피해 산과 들로 숨거나『논어』에서 공자를 비꼬는 모습으로만 나타나지만 양주에 이르러서야 그 사상이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것이다.
- 후대에 정해진 도통에 따르면 맹자가 정통이고 순자가 이단이라지만, 접하면 접할 수록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맹자는 성선을 주장하면서 天命 등의 신비주의적 요소에 기대지만(음양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도가의 흔적이 느껴지기도 한다) 순자는 철저히 인간사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 > 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서를 부언해로 완비한게 자랑 (6) | 2009/04/09 |
|---|---|
| 『공자와 그의 제자들』 (0) | 2008/06/30 |
| 『중국철학사 Ⅰ : 선진(先秦)』 (0) | 2007/11/19 |
| 『중국철학사(상) : 자학시대』 (2) | 2007/11/11 |



